· 30년째 감사운동 벌이는 손욱 회장
· 감사하고 나누면 행복과 성공이 따라와
· ‘창의적인 삼성전자’ 만든 비결

7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세종대왕의 감사운동을 설명하는 손욱 회장.
7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세종대왕의 감사운동을 설명하는 손욱 회장.

 ‘행복나눔 125’의 손욱 회장은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을 보좌하면서 삼성전자를 바꾸는 일에 큰 도움을 줬다.

그보다 더 중요한 역할은 한국사회에 감사운동을 퍼트린 인물로 기억될 것 같다.

“1994년에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신경영을 선포하면서 ‘처 자식 빼고 다 바꾸자’라고 했잖아요? 그때 이건희 회장이 ‘이제까지 우리가 모방하지 않았느냐? 삼성의 역사가 모방의 역사 아니냐’라고 물었지요.”

손욱 회장은 그러면서 “이건희 회장이 ‘이제는 창조해야지 모방하면 안 돼’ 그렇게 말하는데, 어떻게 창조해야 하는지 방법을 알 수가 없었어요.”라고 말했다.

7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사)융합상생포럼(이사장 강석진) 심포지엄에 주 강사로 나온 손욱 회장은 강연에 앞서 가진 인터뷰에서 자신이 감사운동을 시작한 배경을 자세히 설명했다.

삼성전자의 명운이 달린 ‘창조하는 삼성전자’의 비결을 찾기 위해, 당시 삼성전자 전략기획실장이었던 손욱은 책도 읽어보고, 일본 경영자들도 만났다. 창의문화를 만드는 방안을 찾던 손욱은 우연히 ‘한국과학사’라는 책을 만나게 된다.

한국과학사의 절반 가까이는 세종대왕 시대에 대한 이야기가 차지했다. 그 책에 만일 15세기에 노벨상이 있었다면, 그 중 47%는 세종대왕 시대 한국인에게 돌아갔을 것이라는 대목이 나온다.

이 사실을 주장한 사람은 일본 동경대 교수였다. 세계역사 속에 나오는 과학기술 업적을 50년 단위로 나눠보니, 세종대왕이 재임하던 15세기 전반 50년 동안에 69가지의 탁월한 과학적 업적이 있었는데 그 중 47%가 세종대왕시대였다는 것이다.

손욱은 그길로 ‘한국과학사’를 쓴 전상운 당시 성신여대 이사장을 만나러 달려갔다.

“세종이 했던 리더십을 우리가 배울 수 있다면 한국사람의 창의력을 기를 수 있지 않겠느냐”는 질문에 전상운 박사도 맞장구를 쳤다. 하지만 연구재단은 과학사 학자가 리더십 연구는 어울리지 않는다면서 전 박사에 대한 연구비 지원을 거절했다.

결국 삼성전자의 지원을 받아 전상운 박사는 1년 동안 세종대왕의 리더십을 연구하고, ‘한국과학사의 새로운 이해’라는 두꺼운 책을 썼다. 세종대왕의 리더십은 그 중 가장 중요한 부분이었다.

전 교수는 마침 손욱이 삼성SDI 대표이사 발령을 받았을 때, 그 책을 가지고 왔다. 학자의 글을 실행하는 것은 기업인의 몫이다.

세종대왕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것이 열린 소통을 하는 것이었다. 신하나 학자들을 모아놓고 회의할 때 세종이 첫 번째 하는 발언은 “나는 잘 모르니 의논해서 하시오”였다고 한다.

7일 (사)융합상생포럼 주최로  열린 '융합상생을 위한 홍익인간 새마음운동' 심포지엄 참석자들.
7일 (사)융합상생포럼 주최로  열린 '융합상생을 위한 홍익인간 새마음운동' 심포지엄 참석자들.

당시 조선은 내부적으로 불만과 불안의 요소가 잠재되어 있었다. 고려의 후예들과 불교 관계자들이 조선왕조와 유교 사상에 대해 불만이 가득한 갈등구조였다. 이 갈등을 해소하는 첫 번째 방안이 끊임없이 토론하면서 서로 연결점을 찾는 일이다.

세종대왕은 일주일에 한 두 번은 꼭 진지한 토론을 벌였다. 임기 내내 세종은 1898회 토론을 벌여 좋은 정책을 발굴하고 개선할 부분을 고쳐나갔다.

손욱 회장은 이러한 열린 토론에서 ‘배려하는 마음 그리고 나누는 마음이 있어야 열린 토론이 된다’는 점을 발견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손욱 회장은 “배려하고 나누려면 서로 감사하는 마음이 있어야 한다”는 결론에 이른다. 감사하는 마음이 있으면 야단치는 것이 없고, 상대방을 항상 칭찬하기 마련이다. 열린 소통을 통해 좋은 성과를 내려는 것이 목적이지만, 그를 위해서는 감사와 나눔이 있어야 한다는 보석을 발견했다.

이 같은 원리를 가장 잘 실천한 사람 중 하나가 포스코ICT 초대 대표를 지낸 허남석 박사이다. 감사운동으로 신설법인인 포스코ICT가 불과 540일 만에 직원들에게 행복을 가져다 줄 뿐 아니라, 경영성과가 크게 좋아지는 것을 보고, 포스코 그룹 전체로 퍼져나갔다.

달라진 포스코를 본 포항시의 당시 박승호 시장도 2012년부터 적극적인 감사운동을 벌여 포항시를 크게 바꿔놓았다. 감사운동의 탁월한 효과가 연쇄반응을 일으켜 군대에도 널리 퍼져 사고예방은 물론이고, 전투력 향상에도 기여했다.

손욱 회장은 “감사하는 마음을 가진 사람들은 행복해지면서, 무슨 일을 하든지 반드시 좋은 성과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손욱 회장은 “우리나라 과학기술의 혁신과 발전을 위해서도 감사운동의 실천이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가 주장하는 행복나눔 125는 ▲1주일에 1가지 이상 착한 일을 하고 ▲1달에 2권 이상 좋은 책을 읽고 ▲하루에 5가지 이상을 감사하고 나누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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