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VR콘텐츠산업협회 명예회장 김동현 박사
ㆍ“e스포츠, 한글 콘텐츠 발굴에 힘쓸 때”

가상현실을 이용한 새로운 콘텐츠 발굴에 대해 설명하는 김동현 박사
가상현실을 이용한 새로운 콘텐츠 발굴에 대해 설명하는 김동현 박사

지난 수년간 성난 폭풍처럼 사람들의 관심을 끌다가 사그러진 대표적인 용어는 메타버스(metaverse)이다. 언제 그랬느냐는 듯이 지금 사람들의 관심은 인공지능에 쏠려있다.

‘메타버스’는 어떤 특정한 기술이라기 보다, 가상현실(VR Virtual Reality)을 초고속 인터넷 및 인공지능 기술과 연결하여 구축한 융합시스템이라고 보는 것이 더 타당할 것 같다.

그러나 불행히도 가상현실은 엄청난 기대를 받았다가 사그러지기를 거듭했다. 우리나라에서 가상현실 기술의 개척자 중의 한 사람인 김동현 박사(가상현실콘텐츠산업협회 명예회장)는 4일 인터뷰에서 “가상현실 산업의 발전이 가까워지고 있는 것 같다”고 조심스럽게 전망했다.

가상현실이 기지개를 키고 있다는 신호를 가장 많이 보내는 분야는 e스포츠이다. e스포츠(e-sports, Electronic sports)는 비디오 게임을 통해서 이루어지는 스포츠를 가리킨다. ‘이스포츠(전자스포츠) 진흥에 관한 법률’에 의하면 ‘게임물을 매개(媒介)로 하여 사람과 사람 간에 기록 또는 승부를 겨루는 경기 및 부대활동’이다.

과거 전자오락에서 시작한 것이 1990년대 후반 이후로 게임 산업이 급격히 발전하면서 프로게이머가 등장하자 게임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발달하자 e스포츠(esports)로 불리게 됐다.

여기에 가상현실(VR) 기술의 등장으로 이제 e스포츠는 육체적인 활동을 더욱 확대하는 방향으로 발전했다. 단순한 게임을 넘어, 신체활동을 지원하는 대표적인 e스포츠는 스크린 골프일 것이다.

수년 전부터 메타, 애플 등 회사들이 머리에 쓰는 디스플레이(HMD)를 내놓고 메타버스(metaverse)라는 신조어를 내걸고 상용화에 집중한 것도 중요한 원인이 되었다.

최근 초등학교에 가상현실을 이용한 다양한 스포츠 시설이 보급되고 있고, IOC도 e스포츠를 회원 종목으로 인정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토마스 바흐 IOC위원장이 2023년 10월 15일에서 17일 사이에 인도 뭄바이에서 열린 141차 IOC 회의에서 e스포츠 올림픽 게임을 창설하는 방안을 탐구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IOC 웹사이트 )
토마스 바흐 IOC위원장이 2023년 10월 15일에서 17일 사이에 인도 뭄바이에서 열린 141차 IOC 회의에서 e스포츠 올림픽 게임을 창설하는 방안을 탐구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IOC 웹사이트 )

IOC가 e스포츠를 종목으로 인정하기 어려웠던 것은 신체 활동이 적었기 때문이지만, 가상현실을 접목하면서 사이클, 양궁, 축구, 골프 등 e스포츠에서 신체활동이 활발해진 것도 중요한 변화이다.

김동현 박사는 1990년대 초에 이미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에서 가상현실과 유사한 기술을 개발해서 큰 관심을 끌었다.

그러나 당시만 해도 아주 초창기였다. 김동현 박사는가상현실에 매력을 느낀 사람들이 언제 가상현실 기술이 일상생활에서 보급될 것인지를 물으면 "앞으로 30년 정도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김 박사는 "지금이 바로 그 30년 정도 지난 시점이다"고 말했다.

우리나라의 가상현실 업체는 아직도 영세성을 면하지 못하는 상태이다. 김 박사는 "새로운 가상현실 콘텐츠 개발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박사는 가상현실 기술을 단순히 스포츠에만 적용하려는 것에서 탈피해야 한다고 말했다.

여러 지자체에서 경쟁적으로 구축하는 메타버스의 주요 기술이 가상현실이지만, 지자체에서는 기술적인 부분에 치우쳐서 콘텐츠 발굴에서 성공하지 못했기 때문에 사용자의 관심을 크게 끌지 못했다.

김 박사는 “세종대왕이 남긴 위대한 업적을 가상현실을 이용하여 실감나게 표현하거나, 전국에 흩어져 있는 박물관 및 미술관과 수많은 관광자원을 가상현실을 이용한 디지틀 트윈으로 구축하면, 사이버 공간에서 얼마든지 감상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 박사는 “전세계 세종학당을 가상현실 기술을 이용하여 사이버 공간에서 하나의 울타리로 엮으면 한류 및 한국어 보급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동현 박사는 중동 건설현장에서 2D 설계를 하다가, 일본 오사카 대학으로 건너가 3D 설계를 배우면서 가상현실 관련 연구에 빠져들었다. 그 뒤 우리나라로 돌아와 가상현실을 개척하면서 BIM(Building Information Modeling)을 연구했지만, 당시에는 너무 앞선 기술이었다.

1999년부터 2000년까지 한국게임종합지원센터 소장을 지냈다. 세종대학교 디지털콘텐츠학과 교수, 사이버텍홀딩스 기술연구소 소장, 푸토엔터테인먼트 가상현실 연구소 소장 등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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